1. 때려치울까?
코딩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조금만 알아본다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아닐까 싶다.
시작하자마자 위기가 오는데 그 이유는 배울 게 너무 많다는 것이다.
어떤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하겠는데 그 말에 대한 내용을 미리 알아야 되니까 시작하자마자 위기가 온다.
조금 쉽게 설명을 하자면, 우리가 일반 언어를 배울 때는 특정 언어를 선택하고 배운다.
예를 들어서, 회사 입사를 위해 토익 점수를 따려고 토익 공부를 하면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고 JLPT를 준비하면 일본어를 준비하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영어가 좋아서, 일본어가 좋아서 공부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즉, 영어나 일본어의 기능을 보고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언어 자체나 어학 점수(자격증)를 보고 시작하기 일쑤다.
그런데, 코딩을 시작하려고 보니 '어디에 쓸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개발자가 될 것이 아니라면 언어부터 집중적으로 배울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러면 당연하게도 언어 자체를 배울 필요도 없고, 어학 점수 같은 느낌의 IT 자격증을 딸 필요도 없다. 그러면 고민해야 하는 것이 '어디에 쓸 것인가'이다. 그런데 어떤 게 있는지 알아야 어디에 쓰는지 알 것이 아닌가. 즉, 기능 중심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초보들은 이 개념 잡기도 매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사실, 언어든 코딩이든 뭔가를 배울 때 '어디에 쓸 것인가'를 고민하고 배우는 것이 맞다. 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영어는 당연히 배워야 하기 때문에 어디에 쓸지 고민해본 적이 없다. 일본어나 스페인어 같은 제2외국어는 수능 점수 때문에, 재미로, 취미 삼아서 배운다. 즉, 여기서도 '어디에 쓸 것인가'라는 답은 찾을 수가 없다. 그리고 어떤 언어가 있는지 관심도 없다. 대충 다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딩을 시작하는데 어디에 쓸 것인지 고민하는 것부터, 뭐가 있고, 뭐부터 배워야 하는지가 일반 언어와 다른 매우 큰 장벽으로 등장한다. 그러면서 개발자한테 물어보면 어려운 말만 쏟아내는 것도 장벽이라면 장벽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필자가 코딩 분야를 선정한 의식의 흐름을 기술하려 한다.
2. 내가 코딩을 왜 배운다고 했더라
사실 필자가 무작정 코딩을 시작하려고 한 이유가 있다.
최근 부모님 핸드폰을 바꿔드리면서 검색 기능과 내비게이션 기능을 알려드렸다. 그런데 옛날 분들이라 그런지 배우고자 하는 의지도 크게 없으시고, 금방 잊어버리시니 필자도 슬슬 지쳐서 가르쳐 드리는 것을 반쯤 포기했다. 자식 놈 낳아봐야 소용이 없다.
그걸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핸드폰에 기능이 얼마나 많고, 오래된 내비게이션보다 카카오네비, T맵이 얼마나 좋은데 이걸 못쓴다니 매우 안타까웠다. 그런데 그 모습이 내 모습과 오버랩되는 것이 아닌가. 주변에서, 유튜브에서 그렇게 코딩을 배우라고, 좋은 기술들이 많이 나와있다고 귀가 닳도록 얘기를 하는데도 코드 한 줄 못쓰는 필자는 부보님보다 더 많은 기회를 놓치고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코딩을 배우기로 한 것이다.
부모님 시대는 어쩔 수 없더라도, 자식 시대에서는 최신의 기술이 무료로 쏟아지고 있는 이 시대를 이용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래서 시작했다.
3. 코딩의 목적
그럼에도 필자는 전문 개발자가 되려고 배우는 것은 아니었다. 개발자와 소통하고,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간단한 서비스 정도는 만들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전문 건축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도면 그리는 법을 알아서 건축가와 소통하는 느낌으로 말이다.
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주변에 물어봤더니 '파이썬'을 배우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파이썬을 배우기로 했다.
그런데, 회사에서 갑자기 인사발령이 나면서 모바일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부서로 오게 되었다. 여기는 개발자가 많은 부서라서 친한 개발자에게 물어봤더니 'SQL'을 배우면 도움이 된단다. 서비스는 'JAVA'로 만들어져 있으나, 그걸 배울 필요는 없고 'Python'보다는 'SQL'이 나을 것 같고, 'SQLD'라는 자격증이 있으니 기왕 배우는 거 자격증까지 따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매우 친절한 설명에 아주 감명이 깊으면서 동시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때려치울까?
4. 먹고살기 힘드네
정말이지 너무나도 높은, 두꺼운 장벽이었다.
그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코딩에 어떤 분야가 있고, 익숙해지는데 얼마나 걸리며, 어떤 것을 배워야 하는지 찾아보려고 한다.
이런 거 하면서 지금 몇 주째 날리고 있다.
필자가 먼저 시행착오를 겪을 테니 독자분들은 이런 일 때문에 때려치우지 않으시길 바란다.
얼른 길을 개척해서 돌아오겠다. 다음 글에서 간단하게 정리해 드리려고 한다.
보초코더님들,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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